“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아내와 함께 외출 준비를 하는 이가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의 발걸음은 집 밖으로 향한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지역의 ‘만능 봉사맨’으로서 주변 야간방범 순찰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렇게 26년째 수요일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주인공은 백광욱 해병대남양주시전우회장(64)이다.
백 회장은 1998년 남양주시 오남리로 이주해 해병대원 출신으로 지역에 봉사하고자 해병대남양주시전우회에 가입했다.
매주 2회 4시간씩 야간방범 순찰 및 청소년 계도 활동이 그의 첫 봉사다. 또 주말에는 남양주시내 크고 작은 행사 주차장 관리 및 교통 통제 등 활동을 펼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자신이 하는 일이 봉사라는 것을 깨달은 백 회장은 꿈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남은 인생을 봉사만 하며 사는 것’. 해병대정신으로 꿈을 향해 달려간 그는 2018년 12월 현 단체의 회장으로 취임해 2019년 34년간 근무한 서울과학기술대를 퇴임하고 그 꿈을 이뤘다.
관내 긴급재난 구조활동 및 실종자 수색, 전국 설해·수해 복구 현장 자원봉사, 관내 저소득층 및 홀몸노인 이불 빨래, 국가유공자 명패 달아주기,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 캠페인 등 어떤 봉사라도 그와 전우회 회원들은 ‘한 번 발을 들이면 일당백’을 수행해야 하는 해병대정신을 갖고 성공한다.
특히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해 긴박하고 서로 꺼리는 상황에서 그는 16개 읍·면·동 어린이집 방역활동을 수행하고 해외 유학생 등 입국자 2주 자가격리에 따른 자가격리가 생필품 전달도 직접 했다.
한 가정에 전달되는 생필품의 무게는 약 30㎏이지만 봉사를 위해 매일 운동하며 현역 시절의 힘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봉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2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보건소 검진 행렬이 늘어 교통 통제 및 안내에 주 3일씩 6주간 투입됐다. 당시 함께한 전우가 확진되는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자원봉사의 뿌듯함으로 이를 극복해냈다.
현재 주변 사람들은 그가 봉사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쓴소리’를 하고 있다. 그가 수요일 밤에 집에 있는 것을 본 그의 어머니는 “오늘 수요일인데 집에서 뭐 하고 있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남을 돕기 위해 항상 밖에 나가 있어야 하는 삶을 사고 있는 백 회장이다.
백 회장은 “봉사가 밑천이 돼 지역사회의 기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를 펼칠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울 때 언제든지 말씀하면 어디든 달려가겠지만 사례는 거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