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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8-05 15:57
국가도 파산한다
 글쓴이 : 빈센트
조회 : 4,111  
  2011.8.5 김원식-건국대 경제학과교수
 
 '국가 파산'이라는 말이 요즘 부쩍 언론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미국 연방정부의 파산을 막기 위하여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의회와 정부 부채 한도 증액, 재정 적자 감축에 대해 합의한 것이 극적으로 통과되었다.
   지금까지 파산은 기업에나 해당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리스나 아일랜드 등에서 국가 파산 위험이 제기되더니 급기야는 세계 제일 경제 대국인 미국의 파산 얘기까지 나온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그만큼 세상이 변한 것이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국가도 풍비박산이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제는 국가의 파산과 기업의 파산이 전혀 다르지 않다. 기업은 매출과 수입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경영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의 매출은 세출(歲出)인데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는 1300조원의 지출을 가진 기업이 된다. 2010년 세계 최대 기업인 월마트의 연간 매출은 4082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440조원이다. 월마트 같은 기업이 3개 정도 있으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같아진다. 이처럼 국가 경영과 기업 경영은 규모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고 따라서 이제는 구분할 필요가 없다.
   기업이 상품을 만들어서 계속 시장에 내놓는데도 팔리지 않으면 적자가 된다. 국가가 계속 복지 지출로 돈을 써대는데 그것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지 않으면 재정 적자가 된다. 문제는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고 싶어도 돈벌이가 안 돼서 더 낼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세금의 무게에 짓눌려 중산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세금을 피해 기업을 해외로 옮기든지 이민을 가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가 하향 평준화된다.
   기업이 경영자금이 부족하면 빚을 내야 하는데 이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 재정이 적자가 되면 국채(國債)를 발행해야 한다. 즉 빚쟁이 국가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민들이 국채를 구입해 주었는데 이제는 국민들의 여력이 없어서 외국에 팔아야 한다. 기업도 적자가 나면 국내 은행을 전전하며 빚을 냈는데 이제는 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 올 수 있다. 외국에서도 돈을 빌려 오지 못하면 파산하는 것도 국가나 기업이 똑같다.
   그러나 국가와 기업이 빚쟁이가 되는 막다른 상황에 이르게 되면 양자 간에 확연히 다른 점이 나타난다. 기업이 파산하면 근로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직장을 옮기면 된다. 그리고 자산은 청산해서 나누고, 회생 가능성이 보이면 다른 기업들이 인수해 버리면 된다. 하지만 국가가 파산하면 국민들은 옮겨 갈 데도 없고, 남은 자산은 경제적 가치도 없다.
   국가 파산은 우리가 외환이 부족해서 생겼던 1997년의 외환위기와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국가 파산들은 공산주의와 대결하는 냉전시대에 생겨난 '포퓰리즘 복지'로 누적된 문제들이 곪아서 터진 것이다. 그리스 경제가 파산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정부 부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특별히 많아서가 아니다. 관광 이외에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나라에서 국민들이 소위 무상(無償)이라는 '명품 복지'에 물들어 왔기 때문이다. 명품 복지가 만들어내는 낭비적 경제구조는 결국 국가 파산을 불러온다. 그렇게 되면 모든 국민들이 지도자들을 원망하며 외국의 무상 원조에 목말라하게 될 것이다.